
허그데이
: 12월 14일. 추운 겨울날 연인끼리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안아주는 날
류아키★륭키
우시지마 와카토시 X 타치바나 후유키 X 오이카와 토오루
하이큐-!!


그것은 12월 14일인 겨울날, 타치바나 여동생의 행동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허그데이라는 단어와 함께 애교부리는 여동생의 포옹을 받는 타치바나를 보며 몇몇 부원들은 부러움과 동시에 서로를 위로하고자 의리의 껴안기로 점점 전염병으로 퍼져 타치바나가 여동생을 보내고 난 후엔 부원들은 자기들까지 연인 사이가 된 것마냥 오붓한 분위기도 있었다.
모두를 보며 다들 사이가 좋구나라며 바보같이 웃는 타치바나에게로 화살이 돌아가 이 형님의 귀여움을 맛보라며 달려드는 부원들에게 과한 사랑을 온몸으로 받았다. 숨 막힌다며 버둥거리고 있다가 머리카락이 엉망이 되고 나서야 격한 포옹에서 풀려난 타치바나는 마지막으로 머리카락을 더 엉망으로 만든 텐도에게 그만두라며 명중률이 낮은 솜방망이를 날리며 우는 소리를 내었다.
“괜찮아 후유키. 다들 네 귀여운 여동생의 행동이 부러워서 그런 거니까.”
“다들… 아무리 내 친한 친구들이어도 여동생은 못 넘겨!”
“어째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거야?”
“시스콤이야, 후유키.”
“그래, 나 시스콤이야!”
볼에 바람을 넣어 잔뜩 부풀린 얼굴이 재밌어 계속 놀리는 부원들에게 그만두라며 레온이 다가와 어깨를 감싸 잡는다.
타치바나가 부원들과 어울려 어젯밤 티비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나온 여배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부코치와의 대화 후, 뒤늦게 들어온 우시지마를 보고는 다들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여배우의 이야기에서 자연스레 아까 있었던 이야기가 나왔다.
체육관에 있던 모두가 했던 것, 우시지마만이 모르는 그것. 부원들은 일제히 우시지마 쪽으로 다가갔다. 씩 웃는 부원들과 전혀 눈치를 못 채는 우시지마.
일제히 달려들어 꼭 안은 행동에 영문을 모르지만 일단은 끌어안자며 우시지마 역시 두 팔 벌려 꼭 안아주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타치바나가 우시지마쪽으로 가까워지자 타치바나의 어깨를 뒤쪽으로 밀어내면서 그만두었다. 어차피 타치바나가 마지막이기도 했고 부원들은 자신의 차례가 끝났다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상태였다. 어깨가 밀린 타치바나 마저 이제 끝이라는 부원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후배 부원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 있었다.
그 행동을 알아차린 건 한 명. 아니, 그 한 명이 옆에 있던 부원에게 말하면서 두 명이 그 상황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모두와 잘 지내는 모두와 잘 지내는 우시지마지만 타치바나가 다가오는 순간 냉정해지고 선을 긋는 행동을 해버리는 우시지마의 행동이 텐도의 눈에 들어오면서부터 그 행동은 옆에 있던 세미에게까지. 그 두 명은 평소의 둘을 떠올리며 씩 웃었다. 재밌는 일이 떠올랐다. 텐도는 우시지마의 등 쪽으로 세미는 후배부원과 대화 중인 타치바나를 불렀다.
텐도가 등을 밀고 세미가 타치바나의 팔을 붙잡고 약속장소에서 만나듯 다가가니 네 명은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모였다.
우시지마와 타치바나를 가운데 세우고 세미가 타치바나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텐도는 우시지마의 등 쪽에서 말을 걸었다.
“둘의 사이가 왠지 모르게 안 좋아 보여서 말이야.”
“와카짱하고 내가?”
“그러니까~ 둘이서 포옹을 한 번 더 하는 거야. 괜찮지?”
“당연히 괜찮지. 그렇지 와카짱?”
웃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타치바나와 다르게 얼굴에서부터 불만이 가득한 우시지마의 표정의 세미와 텐도의 입꼬리가 더 올라갔다. 빨리하라며 밀기에 알겠다며 양팔 벌려 우시지마쪽으로 걸어가던 타치바나는 갑자기 멈칫하면서 양손으로 제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앗 잠깐만. 와카짱. 눈에 뭔가 들어가서….”
“에이~ 부끄러워하기는. 이럴 땐 와카토시가 먼저 포옹해줘야지. 자자.”
텐도의 밀어내기에 둘의 사이가 가까워지니 한 명은 정말로 눈에 뭔가 들어간 것인지 제 눈을 비비느라 정신없고 한쪽은 다가가기 싫다고 인상을 쓰고 주변에서는 주장이 부원에게 못 해주냐는 장난스러운 목소리에 끌어안으려고 했다.
뒤쪽에서 손이 나타나 먼저 끌어안기 전까진. 그 손은 빠르게 타치바나의 허리를 감싸 끌어안았고 눈을 비비느라 정신없어 부원들의 장난인 줄 웃으면서 그만두라고 말하는 타치바나를 무시한 채 시선은 제 쪽으로 향하는 오이카와를 보고 우시지마의 표정 또한 좋진 않았다.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지, 오이카와.”
“에?? 오이카와씨? 와카짱 농담하는 거지?”
“너무한걸 탓치. 너를 보러 왔는데 그렇게 말하기야?”
눈에서 그 뭔가가 빠진 지는 이미 오래전 이야기, 몸이 굳으면서 얼굴에 열이 올라 식은땀까지 흘리는 타치바나를 보면서 모르는 척 더 꽉 끌어안는 오이카와에게 그만두라며 손으로 저지하려는 우시지마의 손을 탁 쳐졌다. 작은 마찰음 소리에 놀라서 눈을 가리던 손을 떼고 눈앞에서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우시지마에 눈치가 없던 본인이지만 타치바나는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이런 심각한 분위기에도 전혀 말릴 생각이 없는 것인지 팀원들은 상황이 재밌다며 지켜보기에 바쁘고 그 가운데서 구조요청을 해봤지만 쉽게 기각되었다.
긴장한 탓인지 자신이 좋아하는 마치 연예인을 만난 팬처럼 흥분한 탓인지 저가 껴안은 사람의 몸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을 느낀 것인지 이 이상으로 엮이는 것도 싫고 누구만 좋게 해주는 것도 싫었기에 그만두자며 타치바에게서 떨어지고는 맨 앞쪽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우시지마에게 씩 웃으며 물건을 주듯 밀어냈다. 몸이 갑자기 떠밀려 저도 모르게 우시지마를 꼭 끌어안은 타치바나를 보며 혀를 차고는 양 손바닥을 보이게 들어 흔들었다.
“이러고 농담. 그저 감독님과 함께 아오바죠사이 주장으로서 온 것 뿐이야. 다들 얼마나 훈련을 잘하고 있나 구경도 할 겸 해서 왔는데 다들 오늘이 허그데이라고 포옹을 하고 있길래 시라토리자와 배구부의 유일한 나의 팬에게 팬서비스했달까… 탓치도 기쁘지?”
“네, 네! 그럼 다음에 뵙겠습, 아, 아아아! 아파 와카짱!”
“볼일 끝났으면 가라, 오이카와.”
“헤에. 우시와카짱 부원은 소중히 해야지 안 그래? 아니다. 그것도 나름 챙겨주는 것 같네. 그럼 바이바이.”
우시지마의 손에 의해 머리가 꽉 잡혔음에도 오이카와쪽으로 인사를 하는 타치바나를 보면서 아주 징글징글하다는 몇 마디와 웃음이 이어졌다. 오이카와가 나간 문 쪽을 지켜보던 타치바나와 그런 타치바나를 지켜보던 우시지마는 부원들의 부름에 괜히 타치바나의 등을 탁 소리가 나게 치고는 몸을 돌려 움직였다.
갑자기 등을 맞아 놀랐지만, 자신을 부르는 다른 부원의 목소리에 또다시 바보 같은 웃음을 지으며 뛰어가는 것을 보고는 우시지마는 혀를 차면서 못 본 척 고개를 획 돌렸다.
부코치와 감독의 등장으로 흩어졌던 부원들은 한곳으로 모이게 되고 한 명의 시선이 다른 한 명에게 닿아있는 것을 모른 체 부 활동은, 일상은 평소처럼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