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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

: 5월 21일. 가정의 달인 5월에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로 지정한 날

향비파

미카제 아이 X 현비파

노래의 왕자님

 

 

  * 드림커플 2세도 나옵니다.

  * 노래의 왕자님(우타프리) All Star 미카제 아이 루트 네타 있습니다.

  * All Star 시점으로부터 년이 지난 시간입니다.

 

 

  여섯 번째 결혼기념일이다. 또한 아이를 고아원에서 데려온 지 1년하고도 1개월이 지난 때였다. 아이는 이제 8살이었고 학교를 다니고 있었기에 그녀는 지금 하교 길 마중을 나와 있었다. 이 역할은 본래 그가 하겠다고 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를 알아볼 사람들과 스캔들을 걱정한 그녀가 먼저 나섰다. 그는 당연히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달래는 건 그녀의 몫이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아이는 이제 교실 청소를 하고 있을 터였다. 얼마 전까지 화단 청소를 담당하다가 달이 바뀌면서 같이 바뀌었다고 했다. 아이는 저녁 시간에 즐겁게 얘기했다. 그녀는 안심했고 그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30분쯤 지났을 때 하나둘 아이들이 학교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 또래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란도셀을 매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아이는 아직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 있나?”

  아이가 속한 반이 있는 층의 창문을 둘러보았다. 종례를 하는지 창문에는 아이들이 자기 자리에 앉아서 교탁을 보고 있었다. 2반이라고 했는데 아이가 잘 보이지 않아서 허리를 숙였다. 여자애 하나가 일어나더니 모두가 인사를 했다. 란도셀을 챙기고 교실을 나서는 아이들 사이로 보라색 란도셀이 보였다. 아이는 다른 아이들 속에 섞여서 황급히 교실을 나갔다. 건물 왼쪽 입구를 보고 있으려니 아이가 황급히 달려 나왔다. 그녀가 아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사랑아, 여기야!”

  “엄마!”

  부딪힐 기세로 달려오는 아이를 품에 안아 올렸다. 아이는 활짝 웃으며 다녀왔습니다, 하고 인사했다. 그녀도 마주 웃었다. 손을 맞잡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향한 곳은 시내 마트였다.

  “엄마, 오늘은 뭘 만들 거야?”

  “아이랑 같이 메뉴를 정해뒀어. 오늘 같이 만들기로 했거든.”

  주머니에서 작은 수첩을 꺼내서 아이에게 보여줬다. 비프스튜, 드레싱 샐러드, 토마토 스파게티. 그 밑으로 재료명과 필요한 용량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케이크와 와인, 아이가 마실 음료수는 그가 미리 주문을 해 두었다고 했다. 주문한 시기는 1주일 전이라고 했다. 그렇게 빨리 예약해야 하는 것인지 묻자 특별한 곳에 주문을 했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었다는 그에게 그녀는 웃음을 지었다.

  아이는 토마토 스파게티라는 글자를 보자마자 환호성을 지르며 말했다.

  “오늘 토마토 스파게티 먹는 거야?”

  “사랑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잖아?”

  “응! 맛있어!”

  “그래, 오늘 많이 해줄 테니까 마음껏 먹어?”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신이 나서 두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토마토 스파게티를 노래 불렀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그녀는 웃었다.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마트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손에 바구니를 들었고 아이는 손에 그녀의 손을 잡았다. 식료품 매장에 가서 이리 저리 둘러보면서 두 사람은 필요한 재료들을 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때로 아이는 사람이 많지 않은 매장을 가로질러서 달려가서 과자가 있는 앞에서 눈을 빛내기도 했으며, 그녀가 게슴츠레 눈을 뜨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몸을 돌려서 야채 코너로 향하곤 했다. 그러면 그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가 그 과자를 집어서 바구니에 넣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아이는 스카이 콩콩을 타는 것처럼 뛰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의 입가에 다시 웃음이 번졌다.

  집에 도착하고 보니 주방에 불이 켜져 있었다. 열쇠로 문을 열자마자 먼저 집에 들어간 아이가 빠르게 달려가며 외쳤다.

  “아빠!”

  “응, 어서 와.”

  그녀가 들어가 보니 그새 아이는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그가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그녀는 재료가 든 가방을 내려놓고 그에게 가서 안겼다. 아이를 왼팔에 안고 오른팔로 그녀를 안은 그가 뺨에 입을 맞췄다.

  “어서 와, 비파.”

  “다녀왔어, 아이.”

  “재료는 다 사왔어? 무겁진 않았어? 내가 간다고 했는데.”

  “어차피 스파게티 소스는 집에 있잖아? 재료들이 그렇게 무거운 것들은 아니니까 괜찮아. 그보다 케이크는?”

  “다 됐어.”

  “다 됐다고?”

  그가 눈을 깜박이는 그녀의 손을 잡고 주방으로 이끌었다. 주방에는 크림을 만드는 데에 사용한 흔적이 남아있는 기구들이 놓여있었다. 스펀지 빵도 직접 구웠는지 오븐에는 아직 열기가 남아있었다. 동그랗게 뜬 그녀의 눈을 보며 그가 말했다.

  “오늘은 우리에게 특별한 날이잖아. 이왕이면 가장 안전하고 신선한 재료를 선별해서 내 손으로 만들어주고 싶었어.”

  “아이.”

  “요리를 하는 게 재미있기도 하고.”

  “하긴. 아이의 굉장히 오래된 취미 중 하나잖아.”

  “자, 사랑이는 이제 거실로 가있어. 엄마랑 아빠가 음식 다 만들면 부를게.”

  “아니야!”

  아이가 바닥에 내려서자마자 큰 소리로 외쳤다. 두 사람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내려다보자 아이는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말했다.

  “나도 도와줄 거야!”

  “그렇지만 사랑이는 아직 위험해.”

  “나도 엄마랑 아빠 도울 수 있어!”

  “식칼도 써야 하는 걸? 칼 무서워하잖아?”

  아이는 잠시 주춤하더니 곧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아이는 계속 고집을 피웠다. 잠깐의 실랑이 이후, 그가 한숨을 뱉으며 고개를 저었다. 원하는 걸 이룬 아이는 자기 전용 앞치마를 입으며 환하게 웃었다. 그가 말했다.

  “이런 고집은 비파를 닮았네.”

  “그런가?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 건 아이를 닮았는걸?”

  “그러게. 역시 우리 아이야.”

  “그러게 말이야.”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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