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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다 진페이+하기와라 켄지+류 아키

​명탐정 코난

류아키★륭키

*캐해석 주의

*급전개 급마무리 주의

 

  어떻게 된 일일까. 마츠다와 하기와라는 한숨을 쉬었다. 얼마 만에 비번인가. 어제까지 폭발물 처리한다고 긴장을 하고 있었던 터라 며칠간에 긴장이 한 번에 풀리니 몸이 아플 정도인데 함께 유원지에 와있다. 전날, 유원지에서 하는 가면 사나이 공연을 보러 가고 싶다는 한마디에 둘은 각자 집에서 쉬겠다며 말을 끊어버렸지만 억지로 붙잡고 반드시 함께 가고 말겠다는 의지로 온종일 붙어 다니며 같이 가자고 심지어 화장실까지 쫓아오려는 행동에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 지금은 가족들끼리 앉아서 보고 있는 가면 사나이 이벤트를 어른인 남자 둘과 가운데 여자 한 명이 아이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며 보고 있다. 몇몇 아이들과 어른들의 시선을 받으며 구호와 응원과 아이들이 볼만한 공연을 어른이 보고 있다는 시선을 보내니 양쪽에 있던 둘은 죽을 맛이었다.

  지금쯤이면 집에서 자고 있을 텐데.

  차라리 출근하는 게 좋았을지도.

  내용도 지루하고 슬슬 담배도 피고 싶고 한 사람 때문에 양쪽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데 앞쪽에 앉아 있던 가족의 아버지가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슬쩍 담배를 챙겨서 가는 모습을 보고는 하기와라는 슬쩍 몸을 뒤로 빼 손을 뻗어 마츠다를 툭툭 건드렸다. 저거다. 선글라스를 살짝 내리며 마츠다는 끄덕였다.

 

  “담배 좀 피고 올게. 여긴 아이들이 많으니까.”

  “나는 화장실.”

 

  아이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다 고개가 자신들에게 돌아가자 놀라 걸음을 멈춘다. 쳐다보는 시선이 매서운 것 같은데 둘의 시선은 점점 돌아가 다른 쪽을 쳐다보았다. 눈앞이 흔들리는 것인지 동공이 혼자서 흔들리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올 때 음료수.”

  “어? 아, 그래.”

  “또 뭐 사올까?”

  “괜찮아. 다녀와, 다녀와! 알아서 다녀와! 가라! 가면 사나이!”

 

  그리고는 다시 아이들의 구호에 맞춰 가면 사나이를 응원하는 모습에 둘은 빠르게 발을 움직였다. 빠져나오듯 나온 둘은 가장 최대한 멀리 걸어갔다. 공연장소가 안보일 때쯤, 그냥 집으로 갈까 하는 유혹도 있었지만 후에 있을 후폭풍을 위해 참고 근처에 있는 흡연실로 가서 자리 잡고 앉았다.

  담배를 꺼내 끝에 불을 붙이고 필터 부분을 입에 가져가 댄다. 경찰이 되고 나서 유원지로 놀러 오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다. 사건으로, 일 때문에 온 적은 있었지만, 비번에 놀러 온 것은 처음이라고 생각하니 그나마 있던 기운도 쭉 빠졌다. 연인이나 컨디션이 좋을 때 와야지 힘들게 일하고 다음 날 맨날 붙어 다니던 사람의 보호자 입장으로 오는 것은 아니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른이라고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말라는 법은 아니지만, 전혀 관심도 없는 사람을 데려오는 건 아니지 않냐고 생각을 했지만 며칠 내내 힘들어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저렇게 신나는 모습을 보니 기쁜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웃고 있지 않았냐.”

 

  같은 생각을 한 것인지 하기와라의 대답에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어느새 거의 줄어든 담배를 재떨이 위로 수직으로 세워 담배 끝을 지져 끈다. 뿌연 공간만 보고 있자니 밖에 나온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자 바로 밖으로 나와 맞은편 벤치 쪽으로 걸어가 앉았다. 주변에서 들리는 놀이기구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 환호 소리. 웃는 소리와 우는 소리.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와도 스피커 소리를 줄이듯 점점 조용해졌다. 따뜻한 날씨 탓에 몸은 벤치와 한 몸이 되었다. 둘은 하늘을 쳐다가 동시에 눈을 감고 명상을 하자며 편한 자세로 등받이에 몸을 고쳐 기댄다.

 

 

 

  “오늘도 가면 사나이 진짜 멋있었어!”

  “맞아! 빨리 집에 가서 사진 찍은 거 확인해야지!”

 

  점점 주변에서 들리는 여러 가지 소리가 커지면서 내가 있는 곳이 유원지구나라며 새삼 깨닫다가 아이들의 목소리와 함께 뛰어가는 발소리에 놀라 몸을 빠르게 일으켰다. 아이들이 웃으면서 뛰어가고 있고, 하늘 위에 떠 있는 태양은 서쪽으로 옮겨져 있었다. 바로 옆에서 깊이 잠든 마츠다의 몸을 흔든 하기와라는 빨리 가야 한다며 말하면서 흔들다가 자신의 어깨를 건드는 손길에 뒤로 고개를 돌렸다.

 

  “켄지 잘 잤어?”

  “아, 그게.”

  여전히 한 손은 마츠다를 깨우기 위해 흔들고 다른 한 손은 입고 있던 재킷이 흘러내려 바로 입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말을 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를 떠올리다가 피곤했었다며 이유를 말한다. 흘러내린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무슨 일이냐며 기지개를 펴던 마츠다는 하기와라쪽을 쳐다보다가 양팔을 위로 뻗은 체 그대로 굳었다.

 

  “진페이랑 켄지가 오지 않길래 나는 음료수를 직접 만들어오나 했지. 그렇게 피곤했으면 진작 말을 하지 그랬어. 같이 가준다 해서 괜찮은 줄 알았지. 그만 가자. 내일 출근해야지.”

  “우, 우리 놀이기구 타러 갈까? 응? 마츠다. 갈 거지?”

  “어? 어. 그래. 놀이기구 타러 가자. 오자마자 공연만 보고 갈 순 없지. 아니면 뭐라도 먹을까? 아까 음료수 마시고 싶다고 했었지?”

  “그럼…. 그럴까?”

 

  둘의 빠른 대처 덕분에 고민하던 얼굴은 활짝 웃으며 밥을 먹으러 가자며 둘의 손을 잡아당겼다. 피곤해서 잠이 든 게 둘의 잘못은 아니었으니까 바로 풀린 것이 분명했다. 둘은 몸을 일으켜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했다. 아까보단 몸이 개운해진 것 같은 착각을 하며 밥값 내기를 하자며 다트로 풍선을 맞추는 부스 쪽으로 달려가 자신에게 쥐어진 다트를 손에 쥐고 준비를 한다. 자신이 먼저 하겠다며 가볍게 몸을 푼 하기와라는 들고 있던 다트를 던졌다.

 

 

 

  그 뒤로는 내기에서 진 하기와라가 밥을 사고 놀이기구를 타러 갔다. 여러 가지 놀이기구를 탔지만, 관람차 앞에 서서는 이건 빼고 다른 걸 타자며 입을 모아 말하는 둥 동료와 함께 즐거운 유원지 데이트를 마치고 셋은 근처 흡연실로 들어가 담배를 피웠다. 처음엔 별로였지만 자고 일어난 뒤로는 쌩쌩해진 둘과는 다르게 점점 지쳐 흡연실 의자와 벽에 기대어 담배를 물고있는 한 사람만 지쳐 있었다. 전날에 가면 사나이 공연 본다고 신나 어린이처럼 잠도 제대로 못 잤던 탓에 피곤함이 뒤늦게 몰려와 당장 집에 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오늘 재밌었지?”

  “그래.”

  “난 피곤해.”

  “뭐?”

  “아까부터 피곤했어.”

 

  먼저 오자고 한 게 누군데.

  혼자서 피곤하다며 몸을 축 늘어뜨린 체 뒷목을 잡고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앓는 소리를 낸다. 흡연실 밖으로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고 마츠다는 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다가 비벼 끄고는 몸을 일으켰다.

 

  “저녁엔 뭐 먹을까.”

  “글쎄.”

  “난 집에 갈래.”

  “같이 밥 먹으러 가자.”

  “라면 사줄게.”

 

  싫다고 답을 하는데 하기와라가 손을 잡아 끌어당기고 마츠다가 뒤에서 밀자 늘어진 몸이 질질 끌려간다. 집에 가고 싶다는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고 둘의 대화에 흥미를 느꼈는지 바로 끼어들어 말을 이었다. 오랜만의 비번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점점 판이 커지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셋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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