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리무

젠가 존볼트X티레네 로렐라이

​슈퍼로봇대전OG

* 평범한 사회인으로 만난 젠가와 드림주라는 설정입니다

* 캐붕주의 매우주의

 

  모처럼 한가한 주말이었다. 레첼이 어디서 구해왔는지 젠가와 티레네에게 유원지 표를 건넸다. 표가 두 장이고 자신은 바쁘니 둘이서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였다. 티레네가 난감한 얼굴로 젠가를 쳐다보자, 연인 역시 그녀를 마주봤다. 아주 잠깐 사이에, 어떻게 하고 싶냐는 물음과 서로만 괜찮다면 함께 가자는 대답이 소리없이 오갔다.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자 결국 젠가가 표를 넘겨받았다. 그게 불과 하루 전날인 토요일이었다.

  “뭔가 탈까요? 놀이기구 안 좋아하시면 그냥 구경하고 돌아다녀도 괜찮은데요.”

  유원지 지도가 그려진 안내판 앞에서 티레네가 물었다. 회전목마를 쳐다보며 역시 저건 아니지, 하고 생각하던 찰나 젠가가 대답했다.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지. 나는 이런 곳에 그다지 와본 적이 없어서 말이다.”

  와본 적이 없다면야 무엇을 타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저도 어릴 적에 한두 번 왔던 게 다라서요. 놀이기구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멋쩍게 웃고는 다시 안내판을 응시하던 티레네는, 곧 시선을 도로 연인 쪽으로 향했다.

  “일단 돌아다녀요. 그러다 탈 게 생기면 타고… 아니면 적당히 산책삼아 걷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티레네의 말에 젠가도 만족스러운 듯 미소지었다.

  “그렇군. 확실히 밖에 있기 좋은 날씨다.”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죠? 그럼 저쪽으로 해서 한바퀴 돌아봐요.”

  금방 들뜬 티레네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젠가도 음,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으로 와 걸었다. 종종 제트코스터가 빠르게 내려가는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이 섞여 들려왔다. 지금까지는 데이트라고 해도 조용한 곳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게 전부였다. 이렇게 떠들썩한 곳, 더군다나 유원지라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만나는 것도 색달랐다. 주위는 시끄러워도 둘은 언제나처럼 조용했고, 이 분위기가 안정감과 색다름을 함께 주었는지도 몰랐다. 무엇보다도, 즐거운 건 변함이 없었다.

  “나쁘지 않군.”

  “네?”

  “티레네, 네가 그렇게 웃는 걸 보니 이런 곳도 제법 괜찮다고 생각했다.”

  젠가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늘 딱딱하고 진지한 연인이 종종 미소를 띠는 데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티레네는 어쩐지 조금 간지러워졌다. 약간은 붉어졌을 얼굴을 숨기지 못하고 티레네가 물었다.

  “웃는 거야 평소랑 똑같은데요?”

  “아니, 네 표정이라면 알 수 있다. 웃는 얼굴도 전부 달라.”

  표정이 전부 다르니 기분파악이 된다고 젠가는 말했다. 그러나 티레네의 생각은 약간 달랐다.

  “젠가 씨밖에 없을 거예요, 제 표정을 전부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음?”

  “다른 사람에겐 똑같이 즐거워하는 걸로 보일지도 몰라요. 젠가 씨니까, 제 웃음이 다 다르게 보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입가에 미소만 짓고 있던 티레네가, 다시금 활짝 웃었다.

  “지금도 다른가요?”

  “…그래, 다르지.”

  의아해서인지 놀라서인지 눈썹 한쪽을 치켜올리고 있던 젠가가, 연인을 볼 때의 온화한 얼굴로 돌아와 답했다.

  “앗.”

  이어서 중간중간 대화를 나누며 걷던 젠가와 티레네 앞에, 고카트의 서킷이 보였다. 고카트라면 둘 다 타기 무난할 것 같았다.

  “타고 싶으면 타도 된다.”

  특별히 타고 싶은 건 아니었다. 그저 무난하게 즐기기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실은 카트라도 운전대를 잡은 젠가의 모습이 살짝 보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 뒤의 작은 사심은 제외하고, 티레네는 의견을 전했다.

  “그럼 가지.”

  젠가도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 줄에 서 차례를 기다리자 금방 순서가 되었고, 티레네는 젠가에게 운전석을 권했다.

  “이런 구조였나. 나만 운전하기가 미안하다만.”

  “전 조수석에 앉아도 돼요. 젠가 씨가 운전하는 카트, 타보고 싶어요. 아니면 점심 먹고 한 번 더 탈까요?”

  “그러면 되겠군. 두 번째엔 네가 운전석에 타라, 티레네.”

  합의를 마친 둘은 각자 자리에 앉았다. 처음일 텐데도 젠가는 금방 능숙하게 카트를 몰았다. 적당히 속도감 있으면서 거칠지 않은 운전에, 뺨을 스치는 바람이 기분 좋았다. 연인의 모습이 생각 이상으로 멋져 새삼스레 두근거리기도 했다.

  “티레네?”

  평소와 같은 진중한 얼굴로 핸들을 움직이던 젠가가, 문득 고개를 돌려 조수석을 보았다. 마침 젠가를 바라보던 티레네는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랐다.

  “네, 네에!”

  “으음, 내가 놀라게 했나?”

  “괜, 괜찮아요. 잠깐 멍하니 있었네요. 바람도 기분 좋고, 젠가 씨 운전이 편안해서…”

조금 부끄러운 채로 웃으며 대답하자, 젠가는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내리기 아쉬울 정도예요.”

  벌써 출발지가 가까워졌다. 언젠가 고카트 대신 드라이브를 가는 것도 좋겠다고 티레네는 생각했다.

  “점심식사 후에는 자리를 바꿔 타야 하니, 기회가 되면 또 오지.”

  “네, 그렇게 해요. 점심은 어떻게 할까요? 지난번에 레첼 씨가 나눠주신 소스를 넣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보긴 했는데, 음료 사서 공원 쪽으로 갈까요?”

  “그래. 아침부터 수고하게 만들었군.”

  “제가 좋아서 싸 왔는걸요. 레첼 씨 소스가 들어가서 괜찮겠지만, 맛있게 드셔주시면 기쁠 거예요.”

  레첼의 솜씨는 누구라도 인정할 정도였고, 이전에 받은 특제 소스를 넣은 이상 맛이 없을 리 없었다. 젠가도 친우가 자랑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음료는 내가 사지. 어찌됐건 네게 수고를 끼친 건 분명하니 말이야.”

  “그럼 감사히 얻어마실게요.”

  젠가가 딱딱한 태도를 고수하는 건, 그리고 대화가 이렇게 마무리되는 건 티레네로서는 익숙했다. 연인이기에 더더욱 그랬다. 만들어 온 샌드위치를 함께 먹을 생각에, 음료를 사러 이동하는 티레네의 발걸음은 마냥 가벼웠다.

  “저기…”

  “네?”

매점을 향해 가던 중, 남자 두 명이 젠가와 티레네 앞에 섰다. 어쩐지 쭈뼛거리는 자세에 티레네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려는 찰나, 말을 걸어온 상대가 입을 열었다.

  “시, 실례지만… 번호를 알 수 있을까요?”

  “…네?”

  다짜고짜 휴대폰 번호를 묻는 상대에, 티레네는 이 전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다음에 돌아온 말은 정신을 더 멍하게 만들었다.

  “보, 보호자분이 계신데 죄송합니다. 좀처럼 말 걸 타이밍이 보이질 않아서…”

  “보호자요?”

  “옆에 계신 분, 말인데요.”

  상대가 젠가를 슬쩍 보며 말했다. 그제야 티레네는 상황을 전부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이차가 꽤 나 보이는 젠가와 티레네를, 상대는 연인사이라고는 생각도 못 한 것이었다.

  “죄송해요, 이 분은… 보호자가 아니라 제 연인입니다.”

  입에서 나온 말은 단호했다. 화가 난 건 아니었다. 당연히 해야 할 말이었다.

  “여, 연인 되시는 분이라고요?”

  상대는 재차 되묻고는, 놀라다 못해 경악한 얼굴로 옆의 남자에게 추궁하듯 속삭였다.

  “삼촌일 거라며!”

  “삼촌같은 사람일 거라고 했지!”

  “자네들.”

  작게 말했다고는 하나 대상을 앞에 두고 실례되는 소리를 하는 상대에, 티레네보다 먼저 젠가가 나섰다. 잠자코 있던 그가 앞으로 나서자 맞은편의 두 남자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그러나 티레네에게는 보였다. 연인의 표정에는 언짢은 기색이 전혀 없었다.

  “용기를 내 말을 건 것은 좋으나, 티레네는 옆을 내 줄 마음이 없는 것 같군. 그럼에도 나를 넘어 티레네의 마음에 도전할 각오는 돼 있는 거겠지?”

  확실히 티레네는 자신의 옆자리, 연인이라는 자리에 젠가 이외의 사람을 들일 마음이 없었다. 젠가도 아까 티레네가 단호하게 한 말에서 확신을 얻은 게 분명했다.

  “그게, 그… 죄, 죄송합니다!”

  벌벌 떨던 두 명은 사과만을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그러자 젠가는 팔짱을 끼고 상대가 사라진 방향을 응시했다.

  “으음, 용기있는 행동을 하기에 당연히 각오쯤은 한 줄 알았다만.”

  “아하하… 각오가 부족했던, 게 아닐까요.”

  “그렇겠지. 우린 가던 길을 갈까.”

  자상한 눈길에 티레네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약간의 불안감은 지울 수 없었다. 젠가가 사소한 데 신경을 쓸 사람이 아니라는 건 잘 알지만, 사소한 문제가 아닐지도 몰랐다. 매점에서 주스를 사 공원에 자리를 잡고 앉을 때까지도 불안은 계속됐다.

  “저, 젠가 씨.”

  “뭐지?”

  “아까 건…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 물론 젠가 씨가 신경쓰실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조심스레 말을 꺼내자, 젠가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고민하던 건 그거였나.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은 건 아니다.”

  “네?”

  떨어뜨릴 뻔한 컵을 간신히 잡고서, 티레네는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젠가를 쳐다봤다. 예상했던 반응인지 젠가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내가 직접은 아니다. 하지만 네가 신경쓸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나까지 신경이 쓰이더군. 다른 관계로 보이는 것도, 그래서 네게 접근하는 자가 있는 것도 말이다.”

  “젠가 씨…”

  “나는 어떻게 보이든 개의치 않는다만… 불편한가? 나이차가 나 보이는 것이.”

  젠가의 물음에 티레네는 고개를 저었다. 실제 나이차는 일곱이며, 젠가는 나이보다 들어 보이고 티레네가 어려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실제도, 보이는 나이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누가 몇 살이든, 몇 살로 보이든 관계 없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젠가 씨예요. 어디서 뭐라고 오해를 해도, 이건 변하지 않아요.”

  해놓고서야 상당히 부끄러운 말을 했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게 진심이었다. 서로만 알고 있다면 그 무엇도 상관없었다.

  “…아무래도 서로 쓸데없는 걱정을 한 것 같군.”

  괜한 걱정이었다고는 해도, 티레네는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 마찬가지로 젠가도 한결 편안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기왕 메뉴가 메뉴니까요, 레첼 씨 소스가 들어갔는데 걱정을 남겨둔 채로 먹으면 아까워요.”

  티레네가 짐 속 작은 바구니에서 샌드위치를 꺼내 내밀었다. 젠가가 묵묵히 받아들고 먹는 걸 확인하고서야 티레네도 샌드위치 하나를 꺼내들었다. 한입 베어물자, 만들 때도 맛봤던 소스의 향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연인 역시 만족스럽게 점심을 먹었다.

  “어?”

  먹고 난 쓰레기를 정리하던 중,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했다. 누군가가 메시지를 보낸 모양이었다. 티레네는 젠가에게 양해를 구하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레첼 씨도 참…”

  “레첼인가?”

  메시지를 확인하고 한숨을 쉬자, 친우의 이름에 반응한 젠가가 물었다.

  “별 내용 아니에요.”

  “…그런가.”

  “네. 그냥, 잘 놀고 오라고 하시네요.”

  반은 맞기에 굳이 정정하지 않았다. 나머지 반은 없어도 될 내용이었다. 내용인즉슨, 적당히 유령의 집에라도 가서 찰싹 붙는 것도 좋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레첼이 은근히 장난을 잘 치는 데는 이미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으니, 티레네는 적당히 메시지를 무시해주기로 했다. 애초에 담이 작은 편도 아니었고, 유령의 집에 갔다간 되려 분위기가 무미건조해질 게 뻔했다.

  “참, 고카트 타고 나면 어디로 갈까요? 여기 제트코스터가 꽤 유명하다고 들은 기억은 있는데.”

  “제트코스터인가. 음, 이곳의 놀이기구를 전부 타보는 것도 괜찮겠군.”

  “도장깨기인가요?”

  어쩐지 자신들과 어울린다는 생각에 티레네는 웃음이 났다. 정확히는 둘 다 총본산에 앉아 도장을 지키는 쪽이었으나, 도장깨기도 어울리지 않는 건 아니었다.

  “혹 회전목마가 꺼려진다면 빼도 괜찮다.”

  “앗, 아까…”

  젠가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에 티레네가 안내판에서 회전목마에 잠시 눈길을 준 걸 알고 있던 모양이었다.

  “골라 타기엔 애매하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도장깨기라면 지나칠 이유가 없어요.”

  신이 난 티레네를, 젠가가 흐뭇하게 바라봤다.

  “전부 격파하려면 느긋하게 돌아보기는 힘들어지겠군.”

  “그러네요.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걸을까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티레네는 설치된 어트랙션 전부를 이용하려면 유령의 집도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혹시, 직접 들어가는 것도 포함하는 건가요? 유령의 집이라던가.”

  “으음, 도전해볼 가치는 있겠다만.”

  “그럼 레첼 씨 메시지를 덮어둘 필요가 없었네요.”

  “유령의 집에 가라고 하던가?”

  젠가는 친우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레첼이 무슨 의도로 제안을 했는지는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았다.

  “분명 장난치시는 거예요. 이름이 유령의 집이니까요. 무서운 거라도 체험하고 오라는 거겠죠.”

  “그런가. 기대에 부응해줄 수 있게 됐군.”

  정확히는 아니지만요. 티레네는 말을 속으로 삼켰다. 레첼의 기대에 부응해 무섭다며 연인에게 매달릴 생각은, 만에 하나라도 절대로 없었다.

  “고카트 먼저 갔다가 가까운 데부터 돌까요? 제 쪽은 운전이 조금 험할지도 모르겠지만…”

  “괜찮다. 약속한 건 나였으니, 책임은 져야겠지.”

  “조, 조심은 할게요.”

  젠가만큼 그방 능숙하게 카트를 다룰 자신은 없었다. 그래도 옆에 연인이 있으니, 생각보다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뜻밖의 유원지 데이트였고, 함께 즐길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갑작스런 일정조차도 곁에 있는 사람이 젠가이기에, 더없이 즐거웠다.

  “젠가 씨.”

  진심어린 미소를 띠고 연인의 이름을 부르자, 젠가가 고개를 돌려 티레네를 마주봤다. 눈이 마주쳤다.

  “좀 이르지만, 오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티레네의 말에 젠가는 놀란 표정을 하더니, 곧 가만히 웃으며 말했다.

  “우연이군. 마침 같은 말을 하려던 참이었다.”

  “같은 말이요?”

  “그래. 혼자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였다면 이런 곳을 편안하다 느끼지 못했을 거다. 티레네, 너이기에 그럴 수 있는 거겠지.”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러웠다. 매서운 눈매가 누그러지는 건 티레네의 앞에서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의 앞이 아니면 좀처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티레네는 알고 있었다.

  “끝까지 편하게 계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 운전도 신경 쓸 테니까요.”

  늘어선 고카트 대기줄에 서며 티레네가 말했다. 거기에 젠가도 지지 않겠다는 듯 답했다.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네 옆에서 내가 불편할 리 없고, 나는 네가 괜한 신경을 쓰기를 원하지 않아.”

  “…제가 졌어요. 그럼 마음껏 달릴 테니, 안전띠를 확실히 매 주셔야 해요.”

  젠가에게서 그러겠다는 대답을 받아낸 뒤에야 티레네는 마음을 놓았다. 정말로 연인을 생각하지 않고 달릴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조금쯤은 신나게 카트를 몰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젠가와는 다를 자신의 운전이, 타고 난 뒤에 즐겁게 대화할 주제가 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터였다. 이 뒤의 대화를 기대하고 있어서인지, 연인의 옆이기 때문인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티레네는 어서 카트의 운전대를 잡을 차례가 오기를 바랐다.

bottom of page